오늘 소개할 어종은 개복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개복치는 예민함이 극에 달하는 어종으로 유명하게 알려져 있습니다.
개복치는 온대 및 열대 해역의 대양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의 전 해안에 나타나며 일본의 홋카이도 이남 지역에서 발견됩니다. 몸은 크기가 매우 크고 납작하고 넓으며 배지느러미가 없고 눈과 아가미가 작으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매우 크고 특이하게 생겼습니다. 입은 새의 부리 모양으로 매우 단단하고, 몸이 납작하여 누워서 헤엄칠 수도 있습니다.
18세기에 린네는 개복치의 학명을 ‘Mola mola’라고 지었는데 이는 라틴어로 맷돌을 뜻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진복, 골복짱이라고도 합니다. 복어목의 한 종으로, 이들과 많은 점이 비슷합니다.
개복치는 경골어류 중에서는 몸집과 뼈대가 가장 큰 물고기입니다. 기록으로는 몸무게 2.2톤 이상에 몸길이는 3.3미터가 넘는 것도 있었습니다. 또한 알을 가장 많이 낳는 어류이기도 한데 한 번에 3억 개가 넘는 알을 낳습니다. 그러나 3억개가 넘는 알 중에 성체가 되는 개체가 한두 마리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생존율이 미미합니다. 치어는 외관상으로 작은 복어와 비슷하기 때문에, 성어와는 생김새가 매우 다릅니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작은 물고기, 개복치, 견과류, 해조류를 먹지만 특히 해파리가 주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영양가가 낮기 때문에 많은 양을 먹어 치워야 합니다.
성어가 된 개복치는 범고래, 백상아리 등을 제외하면 천적이 거의 없습니다. 못 먹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 많으나 우리나라와 타이완,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식용으로 이용됩니다. 최근에는 개복치가 비닐 같은 표류물 때문에 죽거나, 배와 부딪혀서 사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개복치는 다른 물고기와 다르게 꼬리가 없으며, 둥그런 몸통이 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큰 몸집에 비해서 입은 매우 작습니다. 몸이 수직으로 매우 평평하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아주 깁니다. 몸길이는 대개 1.8미터 정도이며, 무게는 1,000킬로그램입니다. 개복치의 척추골은 다른 어류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편이며 또한 짧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10.1미터 정도 길이 개체의 척수는 100.5센티미터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작습니다. 개복치는 경골어류이지만, 살이 대개 연골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같은 물고기에 비해 몸집이 정상적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개복치는 어류이지만 부레가 없습니다. 그리고 내장에서는 복어목에서나 볼 수 있는 신경독이 발견된다는 말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말도 있습니다.
개복치의 피부색은 은회색에서 갈색까지 다양하며, 감촉 또한 차이가 있으며, 이들 특징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체로 등 쪽이 어두운 편이며, 복부에 걸칠수록 어두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협을 받으면 피부색을 더욱 짙게 바꿀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개복치의 피부의 두께는 3센티미터 정도이며, 비늘이 없는 대신에 점액 등으로 덮여 있습니다. 몸체 부분이 더 거친 편으로, 감촉은 사포와 비슷합니다.
무려 40여 종 이상의 기생충이 개복치의 내외에 기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개복치는 이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합니다. 온대 지방에서는 주로 해초 사이에 거주하는 비교적 깨끗한 물고기에게 먹게 합니다. 열대 지방에서는 이와 달리 산호초에 사는 물고기에게 기생충 청소를 맡깁니다. 또한 해면 위로 떠올라 새가 외부에 기생하는 기생충을 잡아먹게 놔두기도 합니다. 물고기들이 흔히 하듯이 높이 뛰어오름으로써 몸 겉에 붙은 기생충이 떨어져 나가게 만들기도 합니다
반대로 다른 물고기가 사포처럼 거친 개복치의 피부에 자신들의 몸을 마찰시켜 기생충을 떼어 내기도 합니다. 이때 개복치의 몸에서는 항생 물질이 나와 다른 물고기가 기생충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부분을 치료해 주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개복치는 진화하는 동안 꼬리가 사실상 없어지고, 뒤쪽에 위치한 긴 지느러미로 대체되었습니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같은 방향으로 쏠림으로써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퇴화한 꼬리와 작은 가슴지느러미를 대신해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를 가로로 움직이면서 전진할 수 있습니다.
개복치는 해면에서 헤엄치면서 등지느러미를 드러내는 경우가 잦아 상어나 돌고래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등지느러미가 움직이는 패턴으로 상어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상어는 대부분의 물고기와 같이 꼬리를 가로로 움직임과 동시에 등지느러미는 전진하는 방향 그대로 가지만, 개복치는 전진함으로써 등지느러미를 헤엄치는 방향의 수직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개복치의 헤엄은 느리기 때문에 먹이의 종류는 제한적입니다. 장수거북과 마찬가지로 개복치의 주식은 다양한 종의 해파리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잡식성으로, 해초를 비롯하여 동물성 플랑크톤, 오징어, 갑각류, 작은 물고기 등을 먹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먹이의 대부분은 영양가가 낮기 때문에 그들의 거대한 몸집을 유지하기 위해 개복치는 많은 양의 먹이를 섭취해야 합니다. 개복치의 내장 기관에서 여러 종류의 먹이가 발견되는 것을 보면 깊은 곳에서 얕은 곳까지 두루 넘나들며 먹이를 잡아먹는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개복치는 먹이를 먹을 때 부드러운 먹이를 찢기 위해 작은 입을 통해 물을 빼내고 내뱉기를 반복합니다. 단단한 먹이를 부수기 위해서는 새의 부리와 같은 단단한 입을 사용합니다. 또한 인두 면에 위치한 이빨은 먹이가 위에 도달하기 전에 더욱 잘게 부수는 역할을 합니다.
개복치는 전 세계 온대와 열대 바다에 걸쳐 분포합니다. 대서양과 태평양의 개체들은 유전적으로 많이 차이가 나지만, 남반구와 북반구 사이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복치는 주로 원양에 서식하며, 600미터까지 잠수합니다. 흔히 해수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알려졌지만, 연구에 따르면 개복치는 수심 200미터 이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개복치는 대개 섭씨 10도 이상의 바다에 서식하며, 섭씨 12도 이하에 오래 머무르면 서서히 죽게 됩니다. 한 가설에 따르면, 개복치가 해수면에 떠오르는 이유는 차가운 바다에 잠수하기 전에 열을 충분히 공급받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해수온이 올라감에 따라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 개복치의 출현 빈도가 잦아지기도 합니다.
개복치는 대체로 한 마리씩 발견되지만, 때때로 서로 기생충을 제거할 경우 등에는 무리를 지어 발견되기도 합니다. 가끔 해 초군에게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다른 작은 물고기들이 기생충을 제거하게끔 하기 위함입니다. 개복치는 많은 먹이를 섭취하기 때문에 개복치가 나타나는 곳은 희귀한 종이 발견되는, 양분이 풍부한 곳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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